2024년 6월,
내게 2가지 좋은 일과 힘든 일이 있었다.
첫째는, 6개월 동안 모든 걸 쏟아부은 우리의 모스(Mo:S)가 구글과 애플에 정식 출시했다는 것이다.
남들이 볼 땐 단순히 앱 하나 출시한 건데 할지 몰라도 우리 팀은 뛸 듯이 기뻤다.무엇보다 기획적으로는 그간 한정된 리소스로 인해 개발하지 못했던 우선순위들을 하나씩 해나갈 생각에 설렜고,사업적으로 그려놨던 그림도 완성할 생각에 행복했다.그래서
7월부터는 완성된 프로덕트의 영업/마케팅을 통해 유저수를 확보하고,
유저수와 함께 디자인/개발팀과 함께 앱을 고도화해 나가고 (이미 이후부터 어떻게 앱을 개선시킬지 전부 피그마로 디자인까지 완료해뒀었다...)
그 이후 필요한 자금은 투자를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쓰고 투자자를 찾아나서기 위한 로드맵을 그려놓았었다.
둘째는, 30년동안 일해오신 아빠가 정년퇴직을 하셨다는 것이다.
분명 아빠의 정년퇴직은 온가족이 축하드릴 행복할 일인데, 개인적으로는 힘든 일이였다고 생각하고 느끼는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다.
평생을 우리를 위해 일해오시다가 이제 자유를 얻으신 건데.
심지어 남들은 부모님 해외여행도 보내드린다던데 나는 해드리지 못했다.
엄마는 이제는 아빠도 정년퇴직 하셨고, 내가 지금 하던 모든 것들을 그만두고 안정적으로 취업하시길 바라셨다.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왔는데, 정말 진심이였는데, 물거품이 될까봐 그게 가장 두렵다.
모든 권리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지 못한다는 것도, 30살이 될 때까지 믿고 기다려주셨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완전히 경제적 독립을 이루고 해야 한다는 것도.
2022년 8월,
내가 포스코 디자인씽킹 대회를 기점으로 '기획자'를 꿈꾸고 시작한 게 2년 전이였다.
처음 몇 개월은 기획을 독학해서 공부했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팀프로젝트를 3개 했고,
반년은 모스 사업화만을 생각한다고 2년 동안 구직활동은 하나도 하지 않았었다.
결국 내가 꿈꾸는 건 취업이 아닌 내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내 사업을 하려면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온전히 독립해야 함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잠시 멈췄다.
그간 30살까지 죄송하고도 감사하게 부모님 그늘 아래에서 있었다.
오늘부터 2주간 이제까지의 프로젝트들을 포트폴리오화 하고 취업준비를 시작하려고 한다.
경제적/육체적으로 독립한 후 다시 시작할 거다. 절대 놓지 않을 거다.
나는 아직 더 달릴 수 있는데, 이보다 더 힘든 과정도 꾹 참고 견딜 수 있는데.
여기서 그만둔다면 속에 한이 맺힐 것 같았다.
누군가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하겠지. 사업이란 게 생각처럼 되겠냐고. 누군가가 볼 때는 부족해 보이기도 하겠지.
그런데 기획을 하고 프로젝트를 리딩하면서 얻었던 깨달음은, '내가 포기하지 않는 한 끝은 없다'는 거였다.
이 아이디어가 정말 괜찮은 걸까, 시장성은 있는 걸까, 이렇게 기획과 디자인을 해도 되는 걸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긴 여정 같았는데 어느새 프로덕트도 출시했다.
하루에 수십번 편안한 길을 가고 싶고, 불안해 죽을 것 같고, 그러다가도 내가 이렇게 느끼는 게 팀원들에게 느껴질까 꾹 참고 팀원들의 멘탈을 먼저 챙기고...
프로덕트를 이만큼 완성시키는 것도, 출시도 다 해냈다.
그러니까, 우리가 포기한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끝이란 건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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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도 어제 이렇게 예쁘게 도착했는데.
참 아쉽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괜찮아, 이제까지 그 긴 시간도 불안속에서 견뎌왔는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할 수 있다!!